안녕하세요. 레모라 서버 제니스입니다.
최근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있어 이렇게 몇줄 끄적여볼까 합니다. ^^
FF-XI 어떤 게임인가?
한국 내의 수많은 온라인게임들을 보면 '솔로플레이로 충분히 클 수 있고, 소위 말하는 [지존]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는' 게임인 경우가 많습니다.
캐릭터의 레벨빨, 장비빨이 컨트롤빨을 극복하는 요소가 많은 편이지요.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면서 현거래로 장비를 갖추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구요.
물론 국내에 'WoW'가 서비스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솔로플레이보다는 파티플레이쪽에 치중하는 유형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한국 내의 수많은 온라인게이머들이 솔로플레이를 즐기고 먼치킨형 캐릭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FF-XI 는 철저한 파티플레이 위주의 게임입니다. 파티가 아니면 키우기가 매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 _-;;
'아 그럼 길드에 들어서 길드님들이랑 같이 파티해달라구 하믄 되지 않나요?'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불가능에 가깝죠 -_-;
'파티원의 레벨에 따라서 몬스터의 경험치 획득량이 결정되는'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이 차이나봐야 파티 결성시에 2레벨정도 차이나는 선에서 파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도 '내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분지어서 파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와 레벨이 얼추 맞는 사람'들과 파티를 반복해야 하므로, 거의 대부분 쌩판 모르는 사람들과 매번 새롭게 어울려가면서 만렙까지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식 역시 하드코어입니다. 파티의 레벨에 비해 매우 강력한 놈 한마리를 다구리쳐서 잡아야 경험치가 들어오는 게임입니다. 만만한 몹들을 우르르 몰아가면서 한꺼번에 쓸어잡아봤자 경험치 못먹습니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은, 파티원의 레벨이 최대한 비슷비슷할 것과, 각 파티원들의 긴밀한 협력 연계플레이입니다.
6명의 파티원들중에 하나둘만 삽질을 해도, 그 결과가 파티원 전체의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지요.
WoW 좀 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레이드 갔다가 단 한명의 멤버가 삽질한 결과로 전원 떼몰살에 아비규환이 되는 경우를...
이 게임의 일상적인 레벨업 파티는 그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파판11 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파티라는 시계의 정밀한 시계부품이 되길 강요하는 초악덕 게임'인 셈입니다. 'ㅅ'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도 바로 그 부분입니다.
'난 이 파티의 메인 탱커로써 훌륭하게 몸빵 역할을 해낸다'
'난 이 파티의 메인 힐러로써 MP관리와 회복을 훌륭하게 해낸다'
이러한 것들을 이루어내면서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끼는 게임이 바로 파판11 입니다. 말 그대로 Role Playing 이지요. 역할분담을 얼마나 잘 소화해내는가.
각 역할에 맞는 플레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지 자신의 캐릭터가 고레벨이고 훌륭한 장비를 갖췄다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경험'이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지요.
'내가 이 레벨에 파티원들과 함께 무슨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무슨 역할을 열심히 해줘야 한다'라는 개념을 깨우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레벨의 친구가 옆에 붙어서 계속 도와준다면 결국 본인은 그것을 깨우치지 못하고 넘어가버리는 것이죠.
고레벨의 캐릭터를 돈주고 구입해서 플레이하는 케이스를 두고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탐탁치않게 바라보는 이유가 바로 위와 같은 이유입니다. 'WoW'에서 흔히들 말하는 '발컨'이 탄생하는 최단코스가 바로 어카운트 구입이지요.
아무것도 경험해보지 못한 생초보자가 만렙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으로 그가 해낼 수 있는 요소는 극히 적습니다.
캐릭터의 스펙은 '건담'급인데, 정작 파티 안에서는 어찌 해야 할 지 몰라서 버벅대면서 일반 전차만도 못한 능력을 보여주는 셈이랄까요?
사실 이 게임에서 장비빨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 이상으로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는 것이 노하우, 플레이스킬, 게이밍센스 입니다. (플레이스킬과 게이밍센스는 엄연히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파판11은 캐릭터를 한번 만렙 찍고 땡인 게임이 아니기때문에 더더욱 경험이라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잡체인지 시스템으로 캐릭터의 직업을 계속 바꿔가면서 저렙 -> 만렙 -> 저렙 -> 만렙을 반복해나가야 자신의 캐릭터가 서서히 강해집니다. 즉, 저렙을 한번 통과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지요. ㄷㄷㄷ
게다가 만렙 상태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만렙 찍으면 할 게 없는' 한국 내의 무수한 온라인게임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지요.
저렙때 맨땅에서 고생을 해봐야만 제대로 된 한사람의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파판11 입니다.
리니지2 에서 밀대를 해주듯이, 파판11 도 그 비슷한게 가능하긴 합니다.
고레벨 플레이어가 파티 곁에 서서 적극적으로 서포트를 해주는 PL (파워레벨링) 이라는게 있지요.
하지만, 파판11 을 처음 시작한 쌩 초보자가 PL 만 받아가며 쑥쑥 큰다면, 결국 그 초보자는 게임에 대한 노하우를 깨우칠 기회를 잃고 레벨만 올라버리게 됩니다. (PL 을 무조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최소한 완전 초보자에겐 PL 을 해줘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 본인의 생각입니다)
파판11 은 '잠깐 맛이나 보고 대부분을 깨우칠 수 있는 만만한 게임'이 결코 아닙니다. 어떤 의미로 보자면 매우 방대한 분야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컨텐츠이고, 또 그것들을 제대로 즐겨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아예 '공부'한다고 생각해야 될만큼 복잡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만렙 직업을 5개를 만든 사람이 다른 직업을 직접 키워보고 나서야 새로운 사실을 한가지 깨달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이 게임입니다. 무궁무진하지요. 'ㅅ'
제가 몸담고 있는 LS(타 게임의 길드) 에서도 한달에 한두번씩 오프모임을 가지는데, 오프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판11 은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한편으로 보자면 무척 '불친절한' 게임이 바로 이 게임이기도 합니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을 보면 튜토리얼도 무척 잘 되어있고, 게임의 인터페이스라던가 전반적인 구성이 유저의 편의를 위해서 잘 꾸며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파판11 은 너무나도.... 정말이지 개념없다 싶을정도로 시스템이 불친절합니다. -_-; 어지간한 것은 플레이어가 스스로 웹에서 정보를 찾아보거나 해야 할 정도지요. ㄷㄷㄷ
그래서 진입장벽이 타 게임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쉽게 잘 적응하는 분들도 많긴 합니다만, 결국 이 게임의 매력은 '맨땅에 헤딩해서 뒹굴고 삽질하면서 하나하나 깨우쳐가면서 즐거워하는'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육성법? 뭐 그딴거 없습니다.
자신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매니아이고, 이 게임을 해보고싶다는 호기심을 느꼈다면, 정작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 번만 심사숙고해보시길 바랍니다.
시작하면서 클라이언트패키지를 돈주고 사야 하고, 신용카드로 해외결제도 해야 하고, 잠깐 맛만 보고 손떼기엔 부담이 없지않아 있는 게임이니까요 ^^;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셨다면 다음과 같은 한마디로 환영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지옥의 1번지 발쿰 사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ㅋㅋㅋ
by Xenis Remora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2-14 11:16)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잘 읽어보시면 윗 글에서 xenis님의 건담사랑(?)이 은근슬쩍 묻어나는것을 아실 수 있을듯 ㅎㅎㅎ